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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스타일리스트의 집  

디테일과 감성이 조화한 공간에서 느끼는 사계절의 변화는 얼마나 낭만적일까.


서울 은평구 지아림(智娥林) 하우스


지아림(智娥林) 하우스는 자신이 쓴 단편소설 주인공 ‘지아(智娥)’ 처럼 지혜롭고 아름다우며, 자연(林)의 휴식이 있는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는 프리랜서 건축설계사의 집입니다.


처음으로 쓴 소설은 단편 ‘의로운 개똥벌레’ 입니다.

얄미운 익살꾼인 호빗 제비족의 궁금왕국 황태자 왕궁금은 무척 온순해서 속이기 쉬워 보이는 호빗 다람쥐족 태평왕국 나태평을 만납니다. 왕궁금은 나라에서 가장 큰 축제인 트릭 라이터 되기에 참여하려고 나태평을 실험대상자로 점찍어서 친구 관계를 유지합니다.

나태평은 우연히 바카봉 앞에서 늙은 콩의 수염 한 가닥이 이끄는 대로 왕궁금의 아지트를 즐겨 찾았습니다. 그는 제대로 된 듀엣을 해 본 적이 없어 자기 노래에 코러스를 넣어 답가를 해주는 콩들에 점점 애정을 느꼈지만 왕궁금이 주는 콩은 가짜였습니다. 진짜 콩이 아닌 팥을 주는 왕궁금에게 호기심이 생겨 나태평은 탐정놀이를 하게 됩니다.

왕궁금이 주는 콩에 심어있는 시크릿 코멘터리들을 발견하며 질문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왕궁금과 약속을 어기게 됩니다. 스스로 질문을 하며 진실들을 찾게 되고 점점 자신의 몸이 사라지는 것을 깨달았지만, 나태평은 진실을 알고 있음에도 왕궁금이 주는 팥을 계속 받으며 몸이 사라집니다.

왕궁금은 나태평이 진실을 알고 있다는 걸 알게 되자 복수를 하지 않을까 전전긍긍하는데 나태평은 이미 몸이 사라져버려 복수할 힘과 생각도 없었습니다.

영리하다고 여긴 왕궁금이 꺼벙이었다는 걸 알면서 나태평은 자신이 만든 팝콩을 왕궁금에게 돌려주고 왕궁금은 트릭 라이터 되기에서 승리합니다.

그 이후 태평왕국에서는 밤마다 느릿느릿하게 마을에 포물선을 그리는 빛 한 점이 출현해서, 그 빛 몸뚱이에서 ‘모르는 게 약’ 을 끄집어내 집집마다 배포한다는 소문이 돌았습니다. 늘 희미하게 깜빡깜빡 아랫배에서 생물발광을 뿜어내는 차가운 빛의 정체는 반딧불이 된 나태평이었습니다.

새로운 것에 관심을 가지고 알고 싶어하는 마음은 생활의 활력소가 되지만 가끔은 불행의 씨앗을 키우는 일이기도 합니다. 태초부터 있던 불필요한 호기심, 때로는 모르는 게 약이 될 수 있습니다.

by 하우스테이너 단편 소설 프롤로그


하우스테이너는 고등학교 시절 신문광고에 난 현대건설에서 주부 대상 주거 아이디어 공모에 어머니 이름으로 참가한 적이 있습니다. 공모전에 낙선했지만 이후 현대건설 사보를 매달 받아보게 되고, 사보에서 건축가 르 코르뷔지에를 알게 되면서 집 설계에 흥미가 생겼습니다.

대학에서 건축공학을 전공하고 르꼬르뷔지에는 건축의 시작이었지만 전공과제로 책을 훑기만 해서 건축 일생에 딱히 영향을 주지 않았던 아이러니함이 있습니다. 이후 졸업반이 되어 취업 준비 포트폴리오를 만들 때 이탈리아 디자이너 알렉산드로 멘디니가 한 말을 인용했습니다.

‘다시 태어난다면 10만개 이상의 알을 낳는 물고기가 되고 싶습니다. 내가 낳은 알 중에는 생태계를 위해 훌륭한 일을 하는 알도 있을 것이고 그냥 무의미하게 버려지는 알도 있을테죠. 그들이 자라는 과정을 지켜보며 어떤 알이 어떤 역할을 해낼 지 바라보는 것은 정말 흥분되는 일이 아닐까요?’

그때 포트폴리오에 담은 집 이름은 '메종R' 이었습니다. 오밀조밀 만든 당시 포트폴리오를 시작으로 시간이 날 때면 아직도 종종 집 설계를 합니다. 지을 수 없는, 설계안에 지나지 않는 종이 건축들이지만 내가 만들어 놓은 것들이 나의 알이라면 그 알들이 어디서 어떻게 쓰일지 모르는 일입니다.

현재 회사일과 별개로 집 설계를 취미로 하며 삶에서 상상력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상상력이 없으면 살아갈 힘과 살아온 궤적이 무의미해지는 것 같습니다. 한참 어둠의 시기를 지날 때 악에 받쳐 글쓰기를 했었고 지나친 상상력이 나를 고립의 상태에 놓이게 했지만, 역설적이게도 그 상상력 덕분에 그 시간들을 견딜 수 있었습니다.

글쓰기로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을 때, 진정 홀로 설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고 내 존재 자체를 부정하지 않는 정체성을 발견했습니다.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에 여러 취미를 즐겼고 드로잉 전시도 하며, 글쓰기 강좌에서 만난 친구들과 각자 쓴 글을 모아 처음으로 책도 만들어봤습니다. 공방에서 평상형 소파도 만들고 기타도 배운 그 시절들이 가끔은 그립습니다. 이 시기에는 지적 허영심이 있어 인디뮤직, 독립출판물을 좋아했고 책에 푹 파묻혀 살았습니다.

그렇게 책을 읽다 보니 마음에 드는 구절을 따로 옮겨 적게 되었고 어느 사이에 소설을 쓰고 있었습니다. 일기는 학창 시절 간간이 써오다 서른살에 실연의 시기가 다가왔을 때 본격적으로 일기를 다시 쓰며 블로그에 제 일상을 공개해왔습니다.

글이란 독자를 염두에 두어야 한다는 구절을 떠올리며 사생활이지만 글쓰기 이론에 충실하려고 일기를 공개했습니다. 회사 사람들과 친구들에게 숨겨둔 모습을 드러낼 수 있어서 개성 있는 캐릭터로 인식이 되고, 일기 때문에 내 뺨을 갈기는 경험도 했습니다.

알렉산드로 멘디니 말처럼 내가 축적한 내 글이, 나의 알들이 언젠가 빛을 발하는 순간들이 올 수 있기를 바라며 글을 씁니다. 세상 모든 것을 맛보라는 어느 소설 구절처럼 많은 것들을 겪어보고 싶고, 모토는 '고집 센 자유주의자' 이지만 그렇게 자유롭게 살아오지는 못했습니다.

써놓은 소설도 있고 영화감상문, 일기를 주제별로 묶어 책 만들 거리가 많아 2년 전 독립출판물 강좌를 들었지만 실천으로 옮기진 못했습니다. 나중에 내 이름이 박힌 독립출판물을 발행해서 나의 지난 흔적의 알들을 남기고 싶습니다.

인디포크 음악을 듣는 편이며 올드팝도 사랑합니다. 좋은 것들은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기에 애착하는 마음은 늘 그대로입니다. 좋은 것들은 복잡한 게 아니라 단순한 것들인 것 같고, 기타 코드가 간단한 BeeGees ‘I started a joke’ 는 매력적입니다.

요즘은 유튜브에서 우연히 본 ‘백투더뮤직 싱어롱’ 김성호편에서 1989년에 유행한 80년대 가요를 듣고 있습니다. 이제는 노신사가 된 가수 겸 작곡가가 그 시절 노래를 부르는데 그 나이에도 맑은 모습으로 수채화 같은 노래들을 부르는 게 신기합니다. 김성호 작곡가의 ‘웃는 여잔 다 이뻐’, ‘당신은 천사와 커피를 마셔본 적이 있습니까’, ‘회상’ 을 들으며 잠에 듭니다.

잔나비도 좋아하며 9와 숫자들도 매력적이고, 말랑말랑하면서도 담담하게 슬픔을 노래하는 가사가 가슴에 와닿았습니다. 9와 숫자들 ‘평정심’ 은 일이 재미없고 벗어나고 싶다고 느낄 때 위로를 받은 곡입니다.

늘 자유를 탐하는 성향이라 자신이 주체가 되어가는 과정을 담은 영화 브로큰 잉글리쉬, 페르세폴리스, 올모스트 페이머스를 좋아합니다. 옛것에 반하고, 한옥, 일본식 적산가옥, 빈티지에 끌려서 빈티지샵에서 소품을 사모아 쟁여놓다 보니 미니멀리스트가 되기는 어려울 거 같습니다.

최근에 유튜브를 시작했는데 일종의 영상 일기이며 사진 취미를 살려 유튜브 편집방법을 유튜브에서 배워 혼자 놀기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20대에 친구들끼리 셀프타이머로 사진 찍기 놀이를 하던 시절이 되살아났고, 사진과 다르게 영상은 색다른 재미가 있습니다.

지혜롭고 아름다움을 사랑하는 분들을 초대합니다:)


지아림(智娥林) 하우스 사진 더보기 → http://naver.me/FcaoOg11


지아림 하우스 모임 후기 → https://naver.me/52M16YHn

email - culibus@naver.com